청첩장을 만들자
메레부부는 결혼식 장소가 아이슬란드였기 때문에 지인들을 초청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청첩장의 용도가 일반적인 경우와는 조금 달랐다. 약도가 들어갈 자리에 웹버전 청첩장 주소를 넣었고 결혼식 중계 보는 방법을 넣었다. 인터넷 주소를 잘못 적어 못들어오는 불상사를 막고자 QR코드도 만들어서 넣었다. 일반적인 청첩장과는 구성이 많이 다르다보니 인쇄업체와 조율하는데 몇번의 이메일이 오갔다.
청첩장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웹버전 청첩장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제일 상단에 결혼식 중계방송 링크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쉽게 들어와서 쉽게 링크를 찾게 만드는데 온통 신경을 쏟았다. 조금이라도 쉬워지라고 도메인까지 구입해서 주소에 사용하였다. 링크 버튼 위에 카운트다운을 크게 넣어서 미리 와본 사람은 어디에 링크가 있는지 확실히 기억하게끔 만들었다.
웹버전 청첩장. 20년간 웹코딩을 이것저것 해봤던 것이 다 이 날을 위해서였나보다. 지금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몇몇 사진을 무료이미지로 교체하였다. 원본은 따로 저장.
청첩장의 문구와 웹사이트의 내용을 넣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었는데 주절주절 말이 많으면 또 안될것 같아서 꽤 고민했었다. 청첩장에는 정중함과 약간의 미안함을 넣었고 웹사이트에는 우리가 어떻게 만나고 연애했는지, 그리고 어쩌다 아이슬란드에서 결혼하기로 했는지를 아주 간략하게 적었다. 메레부부는 같은 교회에서 만나 600일동안 비밀연애를 하다보니 주변에 연애하는 티를 낼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예쁜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동안의 연애기간을 보여주는데 신경을 썼다.
아주 만족스러운 청첩장이 완성되었다. 청첩장을 받으면서 매우 재미있어 하는 사람도 있었고,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었다. 후일담인데, 기본 인쇄 단위가 커서 1년 넘게 150장 가량의 청첩장이 집에 남아있었다는 웃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