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를나르 교회

교회 앞뜰에서 한바탕 사진 촬영을 마치고 조촐하게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장소는 교회 바로 앞 Primus Kaffi. 새벽에 사진 찍는 마틴과 미팅을 가졌던 바로 거기다. 원래는 바닷가에 붙어있는 Fjöruhúsið café를 가보려고 했지만, 문을 닫은 관계로 살짝 구경만 하고 올라왔다. 가게 닫는 날이 여는 날보다 많은 것 같다. Primus Kaffi에 들어가 메인 코스 세 가지를 모두 시키고 수프도 두 개 시켰다. 식 올린 지 이제 한 시간 지났는데 이미 아저씨가 되었는지 뜨끈한 국물이 너무 땡기더라고.

차린건 없고 그냥 많이 시켜봤어. lamb soup, fish soup, meat ball, fish stew, and fish patty.

수프는 따뜻했고 같이 나온 빵은 고소했다. 빵에 생선 스튜를 얹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밋볼과 생선 패티는 추가로 하나씩 더 시켰다. 한참 바람을 맞아 차가워진 얼굴이 따뜻함과 긴장 풀림이 더해져 빨갛게 달아올랐다. 노곤해진 몸으로 조금 전 결혼식 이야기를 한참 떠들고 양가 부모님과 결혼식 중계를 보고 연락한 지인들에게 답장도 보내면서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서빙하는 친구에게 뭔가 디저트로 먹을만한 걸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우리에게 딱 맞는 디저트가 있다고 했다. 바로 Happy marriage cake이었다.

Hjónabandssæla: Happy Marriage Cake (wedded bliss cake)

아이슬란드 전통 웨딩케이크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전통은 맞지만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집에 흔히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아내가 이 케이크를 만들면 남편은 언제나 맛있게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할수록 케이크가 점점 맛있어져서 더더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고 했다. 맙소사! 진짜 우리를 위한 케이크잖아!! 메레부부는 Happy marriage cake을 하나 시켜 나눠 먹었다.

우리의 결혼생활도 날이 갈수록 더더더더더더더더 행복해지길!